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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고래별' 리뷰(약 스포)

봉산 2021. 1. 24. 18:42

 

이 땅의 사람들, 풀 한 포기, 흙 한 줌까지도 사랑합니다.

- 네이버 웹툰 "고래별" 23화 中 -

 


 "고래별"은 요즘 제가 빠져 있는 웹툰이에요. 무려 2020 우리 만화상 수상작이랍니다. 서정적인 문체, 동화 같은 그림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들.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주옥같은 작품이에요. 버뜨... 왜 상위 랭킹에 안 뜨는지... 역사물에 보다 진심인 봉산쓰는 고래별을 진짜 너무너무 사랑한답니다. 그래서 오늘 고래별을 리뷰 겸 영업하도록 하겠습니다!! 티스토리에서 네이버 웹툰 홍보하는 주인장ㅋㅋㅋㅋ

 

 

연재 기간

 고래별은 2019년 6월 20일에 연재를 시작해 2021년 1월 24일 기준 84화(무료보기는 81화)까지 올라온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작품이에요. 매주 금요일마다 업로드된답니다. 현재 단행본은 2권까지 나온 상태예요. 

 

 

작가

 고래별은 나윤희 작가님이 글과 그림을 모두 담당하고 계세요. 작가님의 전작으로는 레진 코믹스의 "눈먼 정원", 네이버 웹툰의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이 있습니다. 저도 아직 나머지 작품들을 보진 못했지만 꼭 볼 예정입니다!

 

 

줄거리

 고래별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한 작품입니다. 1926년, 군산의 친일파 대지주의 집에서 몸종으로 일하던 수아는 어느 날, 부상을 입은 채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독립운동가 의현을 발견합니다. 수아는 그를 간호하고 보호하지만 의현은 혹시라도 일제에게 들킬까 서둘러 도망갑니다. 그리고 가기 전에 수아에게 편지를 금화여관에 전해달라며 떠나죠. 수아는 편지를 가지고 금화여관에 가지만, 그 안에서 독립운동가 연경과 해수가 임무와 찻집 "고래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이를 들킨 수아는 해수에 의해 강제로 조달을 마시지만 목소리만 잃은 채 살아나고, 의현을 만나기 위해 '고래별'로 떠납니다. 

 

 

등장인물

 너무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많지만 우리는 스압을 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요 인물 3명만 소개하도록 할게요.

 

허수아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의 인어공주 포지션. 군산의 친일파 대지주 집의 몸종이었으나, 조달을 마시고 목소리를 잃은 뒤 경성으로 와 '고래별'에서 생활합니다.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벙어리 계집이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도 스스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또, 경성에서 의현을 만난 뒤 한글을 배우고, 의현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자 의현을 점차 좋아하게 됩니다.

 

 

 

 

 

강의현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의 왕자님 포지션. 군산에서 임무 수행 중 부상을 입고 해변가에서 쓰려져 있다가 수아의 도움으로 살아납니다. 하지만 일제에게 발각될 것을 우려하고 경성으로 돌아가고, 이후 경성에서 수아를 다시 만납니다. 의현 역시 친일파의 아들입니다. 하지만 동경대지진 이후 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식민지민의 한계를 알고 독립운동을 시작합니다. 

 

 

 

 

송해수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의 마녀 포지션. 금화여관에서 연경과 나누던 대화를 듣게 된 수아에게 강제로 조달을 마시게 한 장본인입니다. 이후 고래별에 수아가 찾아와 자신을 해하려고 하자 오히려 뻔뻔하게 나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짠한 캐릭터랍니다. 해수는 연해주 4월 참변으로 가족을 잃고, 이후 독립운동을 결심합니다. 해수와 의현과의 차이라면, 의현은 가질 거 다 가진 부잣집 도련님이라 조금은 이상적인 독립을 꿈꾸지만, 해수는 현실적인 타입으로, 잃어본 것이 있어 독립운동을 빌미로 일제에 복수하고자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이외에도 연경, 인성, 녹주, 순임 선생님 등 정말 매력이 철철 흘러 동해 바다를 이뤄버린 캐릭터들이 많이 있답니다.

 

 

봉산쓰의 별점: ★★★★★
추천 이유

스압 방지를 위해 접은 글로 작성했습니다~

1.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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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열단

- "고래별" 1화 中 -

 작중 의현과 해수는 결사단의 일원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결사단이 의열단을 모델로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들이 활동하는 방식이 김상옥 선생의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 나석주 선생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습격 등과 같이 의열단의 실제 활동처럼 게릴라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또 결사단이 활동한 1926년은 실제로 의열단이 활동하던 시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의열단이 모델이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 관동 대지진

- "고래별" 22화 中 -

 작중 의현이 동경으로 유학을 갔던 때는 1923년입니다. 이때 일본에서는 최악의 지진인 관동대지진이 일어났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루머에 많은 조선인들이 무참히 희생됩니다. 그때 조선인과 일본인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위에 나온 장면처럼 쥬고엔 고짓센(十五円 五十銭=15엔 50전)이라고 발음시키고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였다죠. 조선인뿐만 아니라 오키나와인, 언어장애가 있는 일본인들도 희생당했다고 합니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이 의현의 눈에 비친 한 장면으로 웹툰에 나와서 먹먹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연해주 4월 참변

- "고래별" 61화 中 -

 작중 해수는 연해주 4월 참변으로 가족을 잃었습니다. 저는 교과서에서 간도 참변, 자유시 참변에 중점을 두고 배웠기 때문에 연해주 4월 참변은 웹툰에서 접했을 때 어딘가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위키백과에 검색해 보고 일제의 잔악함에 혀를 내둘렀다죠. 연해주는 현재 러시아 지역이지요. 그래서 캐릭터들이 러시아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실제 연해주 참변에서 총살당하셨던 페치카(최재형) 선생에 대한 언급도 있어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맛깔나는 방언

- 드..들린다..전라도 방언이 들린다!! -

 작품의 초기 배경이 군산인 만큼 수아와 연경, 인성의 맛깔난 전라도 방언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귀에 꽂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죠ㅎㅎ 이를 보면 작가님께서 웹툰을 제작하기 위해 언어적으로도 접근하셨다는 수고스러움이 잘 나타납니다. 그만큼 작가님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라고 생각되며, 매 화가 올라올 때마다 신이 나고 감사하답니다~♥

2. 서정적인 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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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팅 처음에 등장하는 문구는 의현의 대사입니다. 제가 고래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이죠. 이외에도 고래별에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대사들이 있어요.

- "고래별" 59화 中 -

 위 대사는 조선의 여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물 냄새가 배어나는 조선의 여름. 59화가 올라온 시기는 역대 최악의 장마가 지속되던 여름이었죠. 아마 그때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의 여름을 싫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59화에 달린 한 베댓에서 그러더군요. 지금 우리가 싫어하는 여름은 일제강점기 당시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말이죠. 길지 않은 짧은 대사지만, 읽을 때마다 많은 것을 깨닫게 만듭니다. 잔잔하게 가슴에 파동을 만드는 대사들이 많아 가끔은 제가 웹툰이 아니라 시 한 편을 보는 것 같더라고요. 모든 대사에서 독립을 갈망하고, 조국을 사모하는 그들의 마음이 한 글자, 한 글자에 묻어나옵니다. 이쯤 되면 '작가님은 못하는 게 뭐예요?'라고 여쭤보고 싶네요.

3. 동화같은 그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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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업로드될 때마다 작가님의 손목은 안녕하신지부터 걱정하게 된답니다. 짧지 않은 분량인데도, 한 컷, 한 컷 작가님의 뼈와 혼을 갈아 넣으셨어요.

- 몇 화였는지 까먹었다는...^^ -

 

 위 그림에서 나타나듯 그림체가 마치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을 생각나게 한답니다. 개인적으로 동화풍 그림체를 좋아해서 고래별에서 많이 힐링하기도 합니다.

4. 지리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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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을 보면 작가님이 천재가 아닐까 오조오억번 생각하게 됩니다. 복선을 교묘하게 배치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추측이 나오게 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들의 표정으로 이들이 앞으로 어떤 결심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한답니다. 말풍선도 모범적으로 활용하셔서 캐릭터들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하시더라고요.

- 가령 이렇게 말이죠 -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인어공주 이야기와 수아, 의현의 장면이 교차되는 장면이었는데요, 이 장면이 고래별의 명장면 TOP5에 들지 않을까 합니다. 아주 작은 부분도 복선이나 연출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작가님 덕에 고래별을 다시 보면 볼수록 스쳐 지나쳤던 섬세한 부분이 다시 보인다는 것은 고래별만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총평

 절대 선, 절대 악이 없는 웹툰입니다. 이것이 고래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캐릭터마다 서사가 뚜렷합니다. 누군가는 캐릭터의 뚜렷한 선악 구분으로 흔히 말하는 사이다 전개를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저는 고래별처럼 하나의 잣대로 캐릭터의 잘잘못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용서하지 못해 더 강해지는 그런 과정이 더 멋있게 다가옵니다.

 고래별의 캐릭터들은 시대가 빚어낸 산물입니다. 시대가 그랬기 때문에 누군가는 손에 피를 묻혀야 했고, 누군가는 희생해야 했습니다. 엉겨 붙어 떨어질 수 없는 이유들이 캐릭터의 행동을 이해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행동을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더 큰 문제를 가져오는 그 상황을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다(多)를 위해 소(少)를 희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순간에서는 이상보다는 현실을 추구해야한다는 것을 저는 웹툰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독립운동은 잃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캐릭터는 가족을 잃고, 어떤 캐릭터는 목소리를 잃고, 어떤 캐릭터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잃어야 하는 것들 앞에서 그들은 오직 독립만을 바라보며 달려오고 싸웁니다.  왜 그렇게 무모하게 독립을 위해 활동하나요? 의현은 말했습니다. 그것은 연심이라고. 의현처럼 당시 독립운동가분들께 독립은 연심이었을 겁니다. 조선의 풀 한 포기조차 너무 사랑스러워서 지켜주고 싶었다고 마치 그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래별이 대신해주는 것 같습니다. 고래별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배움도 주고, 잔잔한 감동도 선물합니다. 그래서 저는 역사물을 좋아하거나 찌통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께 아름다운 서사와 그림을 간직한 "고래별"을 적극 추천합니다. 고래별 보세요!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봉산쓰는 "고래별" 단행본도 모두 갖고 있답니다~ 무려 초판으로!!! 오늘의 포스팅은 단행본 자랑으로 마무리!

- 뿌듯한 나의 소장품 -

 

- (좌) "고래별" 1권 초판 한정 부록, (우) "고래별" 2권 초판 한정 의현 대사 -

 

- 쏘 스윗 의현1.jpg -

 

- 쏘 스윗 의현2.jpg -

 이건 그냥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ㅋㅋㅋㅋㅋ 참고로 전 의현수아 주식입니다. 근데... 요즘은 해수수아가 떡상 중... 의현이 분량이 사라졌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부디 이 주식이 종잇쪼가리가 되지 않기를... 다들 의현수아 주식 사세요!! 의현수아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ㅏㅏㅏ 

 

 

 

▶▶CLICK!! 고래별 보러 가기!!

 

고래별

1926년 일제 식민 지배 하의 조선. 17세 소녀 수아는 군산 일대 친일파 대지주의 집에서 몸종으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수아는 부상을 입은 채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독립운동가 의현을 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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