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저는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딸랑딸랑
한창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던 저의 귓가에 맑은 방울 소리가 맴돌았습니다.
어? 이건??
두려움도, 놀람도 없었습니다. 그저 호기심뿐이었습니다.
무심코 손을 뻗어 팔주령에 닿는 순간!
어?!!?! 뭐, 뭐야?? 으아아악
순식간에 하얀빛에 삼켜진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칼바람을 맞으며 눈을 뜬 그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장인이 아니니까 제 구린 실력보다는 도구 탓부터 할게요. 그... 제가 올린 사진 중에 제 폰이나 옷이 비치거나, 줄이 생기고 초점이 쬐끔 안 맞은 것들이 있어요. 폰 카메라로 찍다 보니 삐까뻔쩍한 사진이 나오기 어렵더라고요ㅠㅠ
그래도 최대한 정성껏 찍고 괜찮다 싶은 것들만 올린 거니까 아무리 구려도 이해해주세요^^
◆ 구석기~청동기
이건 구석기시대 주먹도끼 모형인데요, 만지면 주먹도끼에 대한 설명 음성이 나오더라고요. 시각장애인 분들을 위해 설치했다고 합니다. 궁금해서 저도 한 번 만져보았는데요, 생각보다 주먹도끼의 그립감이 좋더라고요.
이건 신석기인들이 탔던 배입니다. 저 철로 만들어진 틀도 유물이냐?! 물으시면... 할 말이 없어집니다. 한국사에서 철기를 사용한 것은 B.C.E194년 위만 조선부터입니다. 신석기는 아직 돌이 주요 도구입니다. 철 위에 놓여있는 널판지가 신석기인들이 만든 배의 일부입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등장하는 고래사냥에 대한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저 배도 고래사냥을 위한 배가 아니었을까요? 이상 제 뇌피셜이었습니다!!
교과서 자료로만 보던 유물을 실제로 보니 가슴이 막 콩닥콩닥 이건 마치 첫사랑?!... 은 좀 오바고요ㅋㅋㅋㅋ 관람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오른쪽 빗살무늬 토기는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제 가슴께까지 올 것 같은 엄청 큰 토기이더군요.
퀴즈~!! 위 왼쪽 사진에 나오는 반달돌칼은 어느 시대 유물이게에요?? 정답은 청.동.기~ 돌이라고 무조건 신석기 아닙니다ㅏㅏ
◆ 고조선 및 여러 나라
고조선 대 만들어졌다는 이 현악기(당근 복원된 모양)는 국어시간에 배운 공무도하가가 절로 떠오르게 만들었죠. 어떤 소리가 날까요?? 궁금합니다.
고조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비파형 동검입니다!! 만주 한반도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배웠던 유물이라 박물관에서 만나니 엄청 반갑더군요!! 옆에 있는 방울은 의례에서 사용한 방울입니다.
위 유물은 낙랑의 대표 무덤인 석암리 9호분에서 출토된 것들이에요. 저에게 낙랑이란 한 4군의 이미지보다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이야기를 가진 나라입니다. 한국사에서도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만 낙랑의 이름을 듣는데 유물을 보니까 낙랑의 존재가 더욱 실감 나더군요.
이건 낙랑 토기라는데 신기해서 찍었어요. 낙랑 토기는 처음 봤거든요.
◆ 고구려
다이나믹 고구려~ 강하구려~ 왕짱 강했던 나라 고구려 유물을 보러 왔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북방에 자리했던 나라이다 보니 전시된 유물이 많이 없었던 점이에요ㅠㅠ 어서 통일이 돼서 고구려와 고려 유물을 보러 가고 싶네요...
한국사 시간에 내물 마립간과 광개토대왕의 끈끈한(?) 관계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유물이에요. 사진상으로는 봤을 때는 조그만 밥그릇처럼 생겼는데, 요강급 크기를 자랑하더군요. 뭐든 큼직큼직한 고구려ㅎㅎ
이건 못신인데, 실제로 사용하진 않고 의례용이나 껴묻거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만약 못신을 일상에서 신었다면 실수로 누구 발이라도 밟을 경우에는... 으으. 상상만 해도 피비린내가 납니다.
◆ 백제
사택지적비는 처음 들어봐서 따로 찾아보았는데요, 백제의 현존하는 유일한 비석이라고 합니다. 진품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하고요. 의자왕 대 제작되어서 백제 귀족들의 사상과 백제의 수준 높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유물이랍니다!!
백제는 생각보다 유물이 몇 점 없더군요. 제 외가가 충남 공주에 있어서 무령왕릉이나 국립부여박물관에 자주 갔었는데 역시 백제 유물을 보려면 공주에 가야겠더군요. 금동대향로 복제품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봤는데ㅠㅠ 없어서 넘 속상했어요.
◆ 가야
눈누난나 백제를 지나 도착한 그곳은 어라...?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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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야??!!!?! 어어허어헣헣 과몰입 오타쿠의 마음에 토치로 불을 지피는 그 나라. 가야입니다. 예, 웹툰 '낮에 뜨는 달'의 여주인공 한리타의 고향이죠. 우리 나으리가 말하기를... "봄이 오면 대가야에 가자" 봉산이도 같이 가자
가야에 가면~♪
갑옷도 있고♬
덩이쇠도 있고♬
토기도 있고♬
금관도 있네♬
참고로 가야의 토기는 일본에 영향을 주어 일본에서 스에키 토기가 발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가야 토기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덧붙이자면 가야 토기는 일본 외에도 신라와 백제의 그릇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철이 많이 생산되었던 덕에, 높은 온도를 낼 수 있는 가마에서 단단한 토기를 제작할 수 있었죠. 또 신라가 가야를 병합한 6~7세기를 지나면서 신라의 토기들이 이전보다 발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신라
으헣ㅎ허헣ㅎㅎ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신라!! 과몰입 오타쿠는 또 한 번 흥분했습니다. 제가 요즘 신라시대가 배경인 게임 '봄이 오면 꽃이 피고' 리뷰하고 있는 거 아시죠?? 과타쿠는 신이나요 신이나!! 어서어서 진흥왕의 금관과 원담랑의 귀걸이를 볼 생각에 엄청 신이 났어요. 과타쿠 봉산은 신라관에서만 무려 40분은 있었다는 사실!!!
신라의 금관은 나뭇가지와 사슴뿔 모양의 장식이 세워진 형태라고 합니다. 한국사 수업 시간에 '금관에 사슴뿔 형상이 있는 것을 보아 신라는 사슴 토테미즘이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는 '어딜 봐서 저게 사슴뿔이야 흥칫뿡' 했단 말이죠. 그런데 뒷면에 사슴뿔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매번 앞면만 봤는데... 이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ㅋㅋㅋㅋㅋ
신라 은관은 처음 봐서 신기해서 사진으로 남겨놨어요!! 은제 대관은 신라와 가야에서 딱 1점만이 발굴되었다고 하니 그 가치는 어마어마하겠죠??
그리고 신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화려했습니다. 이렇게 휘황 찬란한 금이 전시관마다 떡하니 전시되고 있으니 눈이 다 아플 지경이었죠. 저는 수많은 금 유물 중에 귀걸이에 좀 더 집중했는데요... Bec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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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귀걸이는 화질이 좀 구리지만ㅎㅎ) 요롷게 귀걸이가 봄꽃 캐릭터들 귀에 달려있걸랑요~
사실 맨 밑에 올린 귀걸이는 귀걸이가 아니라 무슨 고리(?)라고 부르더군요. 근데 뭔들 어때요?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지. 아마 저 고리는 귀걸이에 달리는 장식품으로도 사용됐지 않았을까 합니다.
밥조차 금과 은에 담아 먹었던 신라인들... 열전도율 장난 없었을 텐데 으아. 내가 다 뜨겁다.
그리고 6세기 즈음으로 걸어가면 신라의 최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진흥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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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헣헣ㅎㅎㅎㅎㅎ 아이 좋아라 우히히히ㅣㅣ
흠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진흥왕이 영토를 넓히면서 세운 비석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바~로 두구두구
짜잔! 바로 북한산 순수비예요. 이걸 세운 왕인 진흥왕은... 진흥왕?? 진흥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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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흡~ 신라관에서 너무 행복했어요. 진심으로 좋았다구요옹ㅁㅋㅇㅋㅇㅋ 아 진짜 너무 져아 미쳐버림♥
암튼 진흥왕에 대해서는....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십시오!! 절대 귀찮아서가 아니에요^ㅁ^ 탐색 또한 학문의 일종이랍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과타쿠 이야기는 2, 3편으로 이어집니다※
▶▶ CLICK!! 2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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